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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제추행 고소 이야기 - 2. 고소장 제출, 변호사 선임, 피해자 진술조서

by 강치타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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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장 제출

 
사건 발생 일주일 후, 경찰서에 방문하여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 제출 방법은 인터넷 검색해서 참고했고 크게 어렵진 않았다.
나의 경우 피고소인의 인적사항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소장을 작성할 때는 '쟤 나쁜놈이에요!'라며 감정적으로 작성하기 보다는 객관적으로 경험한 상대방의 위법행위를 적어준다.

내 생애 이걸 쓸 날이 오다니,

 

피해자 변호사 선임 여부

 
고소 전,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지 고민했다.
검색해보면 성범죄 피해자 여성들을 전문으로 변호해주는 변호사도 있었다.
채팅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수임료는 1차 공판 까지 해서 300만원 대였다.
사건 내용 등에 따라 수임료는 천차만별로 예상되니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참고만 하시면 좋겠다.
 
결론은 선임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고소를 한 목적을 생각해보았다.
경찰서에서는 '잘 해봐야 벌금'이라고 하셨고,
나도 애초 이 사람이 실형까지 가는 큰 처벌을 받을 것이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고소라도 당해서 그 많은 범죄경력에 한 줄 더 추가하고
경찰서 오가며 고생 좀 해봐라 하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었다.
 
특히 강제추행 죄명으로 처벌을 받으면 '신상정보등록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벌금형이라 해도 10년간! 매년 신상정보등록을 해야 한다.

이게 진짜 찐이다ㄷㄷ

 
이사하거나, 직장이 바뀌거나, 차가 바뀌어도 새로 신고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또 경찰 입건된다...ㅎㅎ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다는 것, 내가 남자 입장이면 정말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울 것 같았다.
 
수임료도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남편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며 지지해줬지만, 큰 돈을 지출하는게 남편에게 미안했다.ㅠㅠ
경찰관분도 '왜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선임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피해자 진술조서, 참고자료 제출

 
고소장을 넣고 며칠이 지나니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는 퇴근 후에만 시간이 되서, 수사관이 야간근무 하는 날에 맞추어 조사 날짜를 잡았다.
고소장 넣고 일주일도 안되서 조사 받은 것 같다.
 
내가 조서를 써 본 적은 있지만
피해자로 조사를 받아보니 기분이 묘했다;
 
조사를 받으러 가며, 참고자료로 사건 당일 상황을 복기하여 A4 한 페이지 가득 작성을 한 다음
출력하여 지장을 찍고 수사관에게 제출했다.
내 사건의 경우 제출할 만한 명확한 증거자료가 없어서, 기억이 살아 있을 때 그 날의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아주 구체적으로 적었다.
그리고 일관된 진술을 하기 위해 머릿속으로도 상황을 정리한 다음, 있었던 사실에 대해 상세하게 진술했다.

 
조사 받는데 옆쪽에서는 외국인도 성범죄 조사를 받고 있고(대강 들으니 이것도 추행건이었다) 분위기 후덜덜이었따ㅠㅠ
이렇게 진빨리게 조사를 받고 난 후, 검찰에 송치되기 까지 3개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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