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카이브

나의 강제추행 고소 이야기 - 1. 고소장을 제출할 결심

by 강치타 2024. 3. 22.
반응형

사건 발생 일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예전을 복귀하고 멘탈을 잡아보려고 기록을 남기려 한다.

사실 다시 회상하고 싶진 않지만, 언젠가 완벽하게 극복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현재 공판 진행중으로 결과가 나오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멘탈을 놓아가기 때문이다ㅠㅠ


사건은 2023년 따뜻한 봄날에 발생했다.

일을 하던 중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이 있었고 나는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부위는 허리였고, 내가 '몸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즉시 제지했음에도 무시하고 한번 더 동일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그 행동 전후로 나를 희롱하는 말을 수차례 했다.

나는 화를 크게 내고 장소에서 이탈하여 사무실로 돌아왔고, 전화를 해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지적하였음에도

가해자는 굉장히 무성의하고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통화를 했다. 사과 한마디 없이..

 

화가 사그라들지 않고, 안좋은 생각만 계속 나길래 일단 사건 발생 당일, 회사에 본 내용을 공유했다.

가해자는 내가 업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주변에서는 '왜 당시 112를 부르지 않았냐.', '녹음을 하지 않았냐'는 말을 했고

심지어 가족으로부터 '그런거 고소하지 마. 회사에서 싫어해'라는 말도 들어봤다..

 

나도 회사의 눈치가 보였다.

나는 피해자인데 왜? 왜 일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야 할까?

당시 너무 화가 나고 당황스러워서 112에 신고할 생각도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그 주는 지옥과 같았다.

계속 인터넷 검색하고 변호사와 채팅상담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분노감에 휩싸이기도 하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결국 사건 발생 장소에 다시 가보게 된다. CCTV가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 했다.

가해자와 혹여나 마주칠까봐 두려웠다.

 

문제는 사건 발생 장소가 골목 안쪽으로, 주변에 CCTV가 없었으며 목격자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CCTV는 겁주기용 모형 같았다. 거미줄이 쳐져있었고 불이 들어와있지 않았다.

 

장소를 확인한 후, 경찰서 여청계 방문해서 상담을 받았다.

경찰관은 만약 신체접촉이 강하게 있었다면 그때 당시 입었던 옷에서 가해자의 dna가 나오는지 확인할 수가 있는데

내가 겪은 정도의 접촉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한마디로.. 나의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는 것이다.

 

경찰서에서는 내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해주었다.

사실 성범죄는 사건 담당하는 검사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다르다고.

이런 경우는 보통 기소유예나 많이 받아도 벌금형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이 사람이 신고를 당하고 조사를 받아봐야 본인이 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걸 조금이라도 깨달을 것 같고

경찰서 오가며 조사받고 고생이라도 시키고 싶다고.

 

사건 발생 후 내가 고소하기 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다.

만약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면 고소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가해자는 나에게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1년이 다되가는 지금까지도.

 

그래서, 고소장 내러 갔다.

 

반응형